▲ 사북민주항쟁 제39주년 기념식이 21일 강원 정선군 사북 뿌리공원에서 최승준 정선군수, 유재철 군의장, 최경식 3ㆍ3기념사업회 이사장, 사북항쟁동지회 회원과 가족,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사진=정선군청 제공)
【정선=참뉴스】이태용 기자 = 석탄산업이 한창이던 1980년대 탄광근로자와 주민들의 노동인권 투쟁으로 고난과 파란으로 점철된 사북항쟁 기념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강원 정선군 고한ㆍ사북ㆍ남면ㆍ신동지역살리기공동추진위(위원장 김태호)는 사북민주항쟁 40주년을 맞아 올해부터 기념사업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공추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북민주항쟁이 내년이면 40주년을 맞이하지만 지난해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적극적인 지원 약속에도 아직까지 변변한 기념사업회 하나 만들어내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들 단체는 “4월 사북항쟁 기념사업을 더 이상 미루는 것은 지역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죄를 짓는 일이다”라며 ‘3ㆍ3기념사업회’와 함께 올해 안에 사북민주항쟁 기념사업회를 설립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더 이상 어리석은 처신으로 지역의 뿌리이자 중요한 자산인 사북항쟁의 역사적 평가와 진상 규명, 계승 발전의 과제를 미룰 수 없다”며 “1980년 4월 22일 사북에서 일어난 일은 아직도 우리의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2008년 진실화해위원회가 인정한 대로 사북유혈 사태 발생의 근본 원인은 당시의 억압적 통치체제에 있었고,사건을 촉발한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는 바로 공권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 지역의 뿌리이자 힘이자 자랑스러운 전통인 사북민주항쟁을 강원도의 역사 자산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지역의 위상과 주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모두가 공유하는 소중한 유산으로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위원장은 “공추위는 3ㆍ3기념사업회와 함께 사북민주항쟁 기념사업회 설립에 착수하고 내년 사북항쟁 40주년 기념식은 강원도 행사로 치르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국가가 광산촌 주민들과 특히 부녀자 여성들에 대해 저지른 잔혹한 고문을 실상을 포함해 사북항쟁의 진상규명과 재평가 사업 및 사료 발굴 사업을 역사문제연구소 등 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북항쟁은 지난 1980년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정선군 사북읍 일원에서 산업근대화 과정에서 유린되고 있는 탄광 근로자들의 인권실상을 세상에 알리는 파업사태이다.

사북사태 발생 3일 후 노ㆍ사ㆍ정 대표는 근로자들이 요구한 11개 사항에 대해 합의했지만 계엄사 ‘사북사건 합동수사단’은 같은 해 5월 광부와 주민 등 200여명을 연행해 집단 시위 등의 혐의로 조사하면서 물 고문, 구타 등 가혹행위로 혐의 사실 자백을 강요했다.

특히 사북항쟁은 독재정권과 어용노조하에서 노동자들의 누적된 불만이 박정희 대통령 사망 직후 시대적 민주화 흐름하에서 촉발된 사건으로 1980년대 노동운동의 본격적인 출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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